1990-2019년 시도별/출산순위별 초과 출생성비

어제 쓴 글에 이어서.

아래는 시도별 초과출생성비다. 데이터는 통계청에서 가져왔고 출처는 그래프에 표기되어 있다. 출산순위란 신생아가 태어난 순서로 흔히 말하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의 의미다.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 당 남아의 숫자이고, 원의 크기는 초과 출생아 수에 비례한다. 이때 자연성비는 105명으로 보았고, 초과 출생아수는 이 여아 100명 당 남아 105명을 초과해서 태어난 숫자로 계산했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에는 3아와 4아의 자연성비가 지나치게 기형적이라 총계, 1아, 2아를 제대로 살펴보기 어렵다. 그래서 아래는 총합과 1아와 2아만 살펴본 것.

흥미로운 지점은 1990년을 기준으로 할 때, 2아, 3아, 4아에서 모두 최상위는 광역시가 차지했다. 성차별 문화 자체는 도시보다 시골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자체는 당시 도시가 시골에 비해서 성감별 서비스 접근(=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쉬웠기 때문일 것이다.

1997-2001년 시군구별 초과출생성비

위의 작업을 보고 궁금해서 나도 그려봄. 1997-2001년 시군구별 초과출생성비인데 지역에 따라 남녀 성비(여아 100명 당 남아수)가 자연성비에서 얼마나 일탈했는지 보는 것. 그냥 후딱 만든 거라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으니 적당히 참고용으로만…

  • 자연성비는 여아 100명 당 남아 105명으로 봄.
  • 5년 평균치를 사용했고, 지도는 2013년 기준.
  • 그런데 데이터는 1997-2001년이라 지자체 구성과 지도가 다른 문제가 있음. 분리 이전의 지자체는 원래 지자체 데이터로 갈음하는 식으로 했지만 실제와 차이가 있음. 그냥 심심풀이로 그려본 거라…

M1 맥에서 homebrew 설정법

M1 맥에서 패키지 매니저 homebrew를 공식 사이트에서 나온 대로 설치하고 나면 어리둥절하기 쉬운데, 이는 전과 달리 터미널(zsh)을 그냥 켠 채로 brew를 입력하면 다음의 메시지만 띄우기 때문이다.

zsh: command not found

이는 공식 사이트에서 나온 설명법대로 설치할 경우 이전과 달리 경로가 설정되기 때문이다. 해결하기 위해서 찾다가 github에서 해답을 얻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echo 'export PATH="/opt/homebrew/bin:$PATH"' >> ~/.zshrc

이후 여기서 패키지를 업데이트(brew upgrade)하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각종 ERROR 메시지를 뿜어내며 설치가 안 된다고 한다.) 이는 Xcode Command Line Tool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아래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xcode-select --install

또한 새롭게 패키지를 설치하는 과정(brew install)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git과 의존성이 있는 다른 패키지 gettextpcre2에서 발생하는 문제 같은데, 한 블로그에서 해법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이 의존성 패키지를 먼저 재설치하고, git도 재설치하면 된다.

brew reinstall gettext
brew reinstall pcre2
brew reinstall git

Gamestop 공매도는 오히려 정치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것처럼, 게임스탑(Gamestop, GME)의 공매도와 관련해서 여러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주장은 바로 게임스탑이 자신의 주 고객인 헤지펀드의 압력으로 인해 매수 버튼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음모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단지 증거금 잔고의 문제로 일시적인 거래를 중단했다는 다른 설명들이 훨씬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읽을 만한 글들은 아래와 같다. (트윗은 타래니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이 사태에서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매도라는 게 진짜 정보집합으로서의 가격기구에 대한 극한의 신뢰를 보여주는 장치라는 점에서 시장주의의 첨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데, 정작 게임스탑의 공매도를 둘러싼 다툼이 넓게는 2008년의 금융위기 해결과정을 둘러싼 정치적·역사적 기억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에서 재밌는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동전주(pennystock) 하나에 대해서 한타싸움 걸었으니 이긴 거고, 더 큰 마켓으로 가면 아무리 미국 개미들이라고 해도 이길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놀란 건 금융 제도권과 금융권 엘리트들에 대한 엄청난 반감과 분노. 소수 일탈일지 몰라도 저런 공통기억의 존재가 정치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요컨대 08년의 금융위기는 경제적으로는 치유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상흔으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버냉키가 지은 〈행동하는 용기〉를 읽어보면 일단 시스템 전체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버냉키의 말에는 동의하게 되면서도, 어마어마하게 돈 타가는 소위 월가에 대한 혐오감이 안 생기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물론 버냉키의 설명 보면 결국 지원해서 손해 본 건 없다. 금융사에 증권 형태로 지원하더라도 나중에 경제가 회복되면 주가가 상승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금액 이상은 다 얻어내서 오히려 이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유동성 제약이라는 게 취약계층에게 훨씬 가혹하다.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거대한 분노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레딧글은 추천도 많이 받았고, 이런 망딸리떼를 잘 보여주는 글인 것 같아서 가져왔다.

Your continued existence is a sharp reminder that the ones in charge of so much hardship during the ’08 crisis were not punished. (…) You can get every mainstream media outlet to demonize us, I don’t care. I’m making this as painful as I can for you.

Reddit r/wallstreetbets. (2021. 1. 28.). An Open Letter to Melvin Capital, CNBC, Boomers, and WSB.

아래는 스티븐 킹의 워싱턴포스트 칼럼. 사과가 담긴 카트를 엎어버릴 사람이기 때문에 트럼프를 좋아한다는 Annie의 말은 어딘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But why?” (…) I pointed out that Trump had no experience. Annie nodded as if it were her point. “I like that. He’s a business guy. He’ll shake things up, kick over a few apple carts.”

Stephen King. (2020. 10. 30.). I’ve come to understand what 2016 Trump supporters wanted. It’s not 2016 anymore. The Washington Post.

Google Onhub의 인터넷이 자꾸 끊긴다면?

나는 재작년부터 Google Onhub(ASUS SRT-AC1900)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고급 설정을 제대로 손댈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무선 성능의 관점에서는 훌륭한 기기다. 출시 초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쌌지만, 지금은 아마존에서 $60면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도 상당히 괜찮아졌다.

그런데 쓰면서 한 가지 불만이 해외 서버를 둔 사이트들이 접속이 잘 안 된다는 것이었다. 가령 유튜브를 보면서 중간에 멈춘다거나, 새로운 영상을 클릭하면 아예 로딩을 못한다거나, 구글에 검색을 하면 검색 결과를 못 띄우고 새로운 링크로 사이트를 열면 멈추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휴대전화(아이폰)에서 그런 현상이 심각했는데, 이런 경우 Wi-Fi를 껐다 다시 켜면 문제가 해결되곤 했다.

그렇지만 실제 사용을 하다 보면 굉장히 거슬리는 문제고 자주 반복됐기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집에서는 현대HCN을 인터넷 업체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인터넷 공급업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원래 해외망 품질이 안 좋은 업체라는 평이 많고, 특히 이번 건과는 관련이 없지만 업체 문제로 실제로 아예 인터넷 자체가 끊긴 일도 몇 번 있었다. 그래서 KT로 바꿀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문득 공유기가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장 초기화를 시도했다.

한 5분여의 시간이 걸려서 공장 초기화가 마무리되고, 다시 네트워크를 설정했더니… 놀랍게도 위의 문제점이 모두 사라졌다. 같은 인터넷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해외 서버 쪽과의 연결이 수월해졌다. 아마 중간중간 스스로 알아서 업데이트를 하면서 좀 꼬인 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튼 결론은 전자기기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 일단 초기화해보라는 것(…) 특히 구글 온허브 시리즈는 더욱 컴퓨터와 비슷한 구조고 펌웨어가 더 복잡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다.

별 게 아니긴 해도 인터넷에 구글 온허브 관련 자료 자체가 별로 없길래 올려 본다.


2021. 2. 25. 추가

다시 최근부터 끊기기 시작했다. reddit을 찾아보니 온허브의 DNS 설정이 iOS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그래서 DNS를 구글 퍼블릭 DNS인 8.8.8.8, 8.8.4.4로 바꾸었다. 온허브와 iOS 기기들 모두 DNS를 바꿔주니 끊기는 현상이 훨씬 줄어들었다.

데이터 테일러리즘의 도래?

너희들이 끝까지 해낼 자신이 없었으면, 나와 처음부터 계약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나는 내일부터 너희들의 작업량을 반으로 줄이고 임금을 반으로 깎겠다. 그러나 너희들이 공정한 하루의 작업을 행한다면, 지금 받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프레데릭 테일러, 1912; 해리 브레이버맨, 1998에서 재인용

테일러리즘의 그 테일러가 관리직으로 있으면서 근로자들을 상대하면서 한 얘기. 미국 하원 청문회인가에 나와서 자신이 소개한 일화임. 브레이버맨에 따르면 테일러리즘은 크게 세 가지 원리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게 IT기업들이 단순노무를 관리하는 방식과 근로자 지위 관점에서 생각해 볼 만함.

  • 1원리: 노동자의 기능으로부터 숙련기술과 지식을 분리시키고
  • 2원리: 노동에서 구상과 실행을 분리해 구상을 기업의 관리 부문에 집중시키고
  • 3원리: 이를 통해 노동에 대한 지식을 독점해서 노동과정과 행위를 통제하는 것

말이야 그럴 듯해도 이 구상은 현실적으로 두 문제를 맞닥뜨림. 먼저 관리자들이 실무의 최적화를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불분명함. 테일러도 최적화한답시고 실컷 뽐냈지만 그 과정에서 뻘짓한 게 수두룩. 또 설사 최적화에 성공해도 그 레벨의 노동을 근로자들이 순순히 받아들이냐의 문제가 있음.

내가 보기에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앞서 말한 ICT 기술과 데이터 수집·처리 방법의 발달. 업무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극도로 쪼개 단순하게 만들고, 작업의 전과정을 측정가능한 지표로 환산해서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줌. 결국 이게 2가지 문제를 해결해줌.

MBC뉴스. (2021. 1. 15.). [탐정M] “쿠팡은 속도에 환장한 회사입니다”.

기사에 나오는 빨간조끼 입은 관리자들이 빽빽 소리지르고 하는 게 시끄러워 보여도 사실 본질은 저 뒤에 밑바탕이 되는 분업과 작업 기록/추적 시스템(물론 언어폭력이나 이런 건 또 다른 문제). 그냥 분업만 시켜놓고 관리직들한테 직접 일하는 사람들 붙잡고 관리 감독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함.

내가 보기에 이게 만들어내는 문제는 2가지인데, 먼저 근로자의 교섭력이 굉장히 축소된다는 것. 당연하지만 업무가 단순해지고 언제든 대체가 가능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임. 이건 또 세 가지 결과를 낳는데, 낮은 임금 / 낮은 고용안정성 / 사실상 항의(voice)의 수단이 형해화되는 것.

두 번째 문제는 시스템이 구상과 관리를 상당 부분 맡게 되면서 이게 결국 근로자의 자기결정으로 귀결됨. 쿠팡식으로 말하면 어쨌든 사람들이 자기가 선택해서 한 업무 아닙니까 되는 거고, 배달식으로 말하면 자기 오토바이 갖고 와서 배달 건 하겠다고 수락한 사람도 배달원이다 되는 것.

이게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건 아예 법적 지위마저도 개인사업자로 돼버리는 경우. 이러다 보니 ‘자기 선택’으로 배달 엄청 뛰는 사례가 생기는데 이게 본인 위험도 높이고 사회 전체의 위험도 높임. 도로에서 교통법 안 지키는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날 뻔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림.

쿠팡 물류센터도 마찬가지인데, 수준 이하의 노동환경이나 지나친 과로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비용이 분명히 있음. 가령 저래서 생기는 건강 악화는 건강보험 재정에 전가되는 것. 결국 데이터 테일러리즘으로 (일종의 음의 외부성이 발생해서) 사회적인 최적 수준보다 과공급되는 상황일 수 있는 것.

매번 문제 터지고 사회적 합의 형식으로 둑 샐 때마다 막아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뭔가 다른 해법이 있을 듯한데 쉽사리 잘 안 떠오름. 여튼 뭔가 새로운 형태처럼 보여도 사실은 테일러리즘이라는 오래된 미래라는 생각이 듦. 테일러가 부활하면 이런 게 사실 자기가 꿈꾸던 거였다고 좋아할 것.

플랫폼 노동(그리고 개인사업자 문제)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최근에 나오는 솔루션 중 하나는, 특수성 인정하면 안 되고 그냥 전통적인 근로자 지위로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법해석의 문제라는 것. 옥스포드 교수인 아담스-프라슬이 쓴 책이 있는데 한국어로도 번역됨.

근데 테일러리즘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쿠팡 물류센터 같은 단기계약직은 이런 해법과는 차이가 있음. 이게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높은 생산의 문제라면 흔히 생각해 볼 수 있는 pigovian taxation도 있는데 실현가능성은 없고, 이 경우는 그냥 전통적인 근로감독과 민사상 손배소 활성화가 답?

참고문헌

  1. 해리 브레이버맨. (1998). 노동과 독점자본(이한주 옮김). 까치.

Handoff 복사/붙여넣기가 한 쪽 방향만 작동하는 경우

나는 맥 한 대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제목 그대로 Hnadoff가 한 쪽 방향만 작동했다. 정확히는 맥 → 아이폰으로 복사/붙여넣기는 되는데 아이폰 → 맥은 안 됐다. 참고로 사용환경은 아이폰 12 프로와 M1 맥북 프로고 모두 최신 소프트웨어다(macOS 11.1, iOS 14.3).

딱히 불편함은 없었는데 한번 눈에 띄니 자꾸 신경 쓰이게 돼서 이 참에 고쳐보자 싶었다. 검색하다 보니 양쪽 모두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런 해법이 있었다. 댓글에 된다는 의견이 많은 거 보니 한번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맥에서는
아이맥, 맥북프로에서 핸드오프 기능을 끄고
설정에 공유가서 컴퓨터 이름 변경하고
블루투스 재설정하고 재부팅하고
핸드오프 활성화해서 해결했고

아이폰, 아이패드는
핸드오프 기능 끄고 껐다 켜서
다시 핸드오프 기능 켜서
지금은 완전히 다 해결했습니다

핸드오프 복사/붙여넣기 때문에 미치겠어요…

나는 이 방법을 수 차례 시도해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데, 혹시 핸드오프가 동일 와이파이 네트워크 상에 있을 때 작동하니 네트워크 재설정을 해주면 안 될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맥과 아이폰 양쪽의 핸드오프 기능을 모두 끄고, 아이폰의 네트워크는 재설정했다.

맥의 경우 네트워크 재설정 기능이 없기 때문에 기존 와이파이 네트워크 암호를 지우고 다시 연결했다. 시스템 환경설정 메뉴에서 지워도 자꾸 살아나길래, 아예 ‘키체인 접근 → 시스템’으로 가서 기존 네트워크 암호를 지우고 다시 재부팅했다.

이후에 맥과 아이폰 핸드오프를 다시 켜주니 이제 양 방향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려본다.

아동학대와 1종/2종 오류

To Err is Human: What are Type I and II Errors? - Statistics Solutions
1종 오류와 2종 오류(출처: https://www.statisticssolutions.com)

아동학대 문제는 통계학의 1종/2종 오류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동학대 상황인데도 학대가 아닌 걸로 되는 상황(2종 오류)을 줄이려면, 학대가 아닌데도 일단 학대로 의심하는 접근(1종 오류)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이건 결국 부모-아동 관계에 대한 해당 사회의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근대국가가 성립하고서 가장 성공적으로 이룩한 성취가 있다면, 국내에서 폭력을 독점하는 일이다. 군대를 국군으로 통일하고, 경찰 질서를 확보해 사인간 폭력 행사를 막는 건데 이게 아직까지 잘 안 되는 영역이 사실 있다. 바로 집이다. 성폭력, 부부간 학대, 아동학대… 다 여기서 벌어진다.

그런데 이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순전히 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만큼 입증이 쉽지 않다. 특히 피해자가 아동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여러 단서(보육기관, 의료기관 등의 관찰)를 통해서 추론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건 1종 오류와 2종 오류의 관계와 똑같다1.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 1종 오류를 줄이는 데 맞춰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동학대에 있어서는, 지금 입양부모들이 편견으로 받는 의심만큼 오히려 친생부모들도 그런 의심을 언제나 받는 사회가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의심을 받는 친생부모조차도 그런 일을 납득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데, 결국은 사회의 가족관 자체에 대한 문제라 어려운 일이다.

거칠게 말해 아이가 덤벙대서 무릎에 상처가 많아도, 이걸 보고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의사가 신고하고, 부모/아동이 전문기관의 조사를 받는 걸 이상해 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1종 오류를 당연하게 여길 때… 우리는 은폐된 아동학대라는 2종 오류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부모가 돼서 그럴 수 있냐”는 반응 대신, “부모라도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 더 나와야 한다. 모두가 표준적인 정상 부모이고 단지 저런 악마들이 이따금 등장할 뿐이라는 믿음의 등불이 계속해서 타오른다면, 그 등잔 밑의 폭력의 공간은 여전히 어둠 속에 가려져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주

  1. 가설검정을 하는 과정에서 1종 오류와 2종 오류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표본 수가 일정하다면) 어느 한 쪽을 늘리지 않고서는 다른 쪽을 줄일 수 없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M1 맥에서 jar 파일이 안 열릴 때(Java, JRE 실행법)

나처럼 사용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까 해서 올린다.

평소에 PDF 여백 크롭 프로그램인 briss를 잘 사용하고 있었다. 원래는 Java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서 설치를 하면, 그 이후부터는 .jar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잘 실행이 됐다.

(여담이지만 briss는 PDF 여백을 제거하는 데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표지 같은 건 자동으로 잡아주기도 하고, 홀수 페이지와 짝수 페이지도 알아서 구분해준다. 다양한 기능이 많은 프로그램이니 추천할 만하다.)

그런데 M1 맥으로 바꾸고 처음 사용하니 Java 홈페이지에서 JRE를 다운로드 받고 설치를 해도 .jar 파일이 열리지 않아 당황했는데, 방법을 찾다 성공해 혹시 저 같은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올린다.

임시로 찾은 해결법은 다음과 같은데, 터미널에 들어가서 java -jar "파일위치와 파일명"와 같이 입력하면 정상적으로 뜬다.

이때 “파일 위치와 파일명”을 직접 찾아 쓰는 게 번거롭다면, java -jar까지만 쓰고 파인더에서 열어야 하는 .jar 파일을 드래그해서 갖다 놓거나, 파일을 복사하고 터미널에 붙여넣기 하면 경로까지 그대로 입력된다(이 팁 자체는 터미널에서 늘 적용된다).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고사리 자료

지난 번 글을 쓴 김에,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고사리 관련 자료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일단 양치식물 자체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분야는 아니라 자료가 많지 않다. 그나마 있는 자료도 도감류가 많다. 내가 알기로는 아래 목록이 전부다.

  • 국립수목원. (2008). 한국식물도해도감 2: 양치식물.
  • 김정근, 방한숙, 김영란. (2007). 꽃보다 아름다운 고사리의 세계. 플래닛미디어.
  • 로빈 C. 모란. (2010). 양치식물의 자연사(김태영 옮김). 지오북.
  • 이창숙, 이강협. (2018). 한국의 양치식물(제2판). 지오북.

국립수목원에서 발간한 자료는 도해도감이다. 따라서 다른 도감과 달리 사진이 없고, 그림으로 특징을 나타낸 자료지만 동정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으며 PDF로 무료로 공개된 점도 장점이다. 김정근 외의 책은 사진으로 찍은 도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에 걸친 고사리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창숙, 이강협의 책은 마찬가지로 사진으로 찍은 도감이다. 이 책은 특히 한국에 자생하고 있는 양치식물에 초점을 맞췄다. 모란의 책은 양치식물의 진화와 생태 전반에 다룬 책이므로 도감과는 약간 결을 달리한다.

그런데 사실 김정근과 김영란, 이창숙, 이강협은 모두 한국양치식물연구회와 관련이 깊은 분들이다. 지금은 해체됐지만 한국양치식물연구회는 한국의 고사리 분포와 생태에 관련해 여러 기여를 한 단체이다. 지금은 다음 카페 ‘고사리사랑’이 그 명맥을 잇고 있는데, 여전히 애호가들이 많이 계시니 많은 도움이 된다. 이분들과 관련해서는 아래 인터뷰가 있으니 읽어볼 만하다.

한 가지 자랑(?)을 해보자면, 원래 국립수목원에 올라온 도감 링크는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2018년에 내가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넣었고, 이를 통해 PDF 파일로 제대로 다시 공개했다. 오랜만에 확인하니 조회수가 1800여 건이 넘는데, 나름의 뿌듯함을 느낀다.